Author: EOM

  • 완전한 질서는 아름답다: 다큐멘터리 〈디터 람스〉의 미학적 시선

    형태가 침묵할 때 비로소 말하기 시작하는 것들에 관하여 Dieter Rams, 2019 감독 : 게리 허스트윗(Gary Hustwit)주연 : 디터 람스(Dieter Rams) 2007년, 헬베티카(Helvetica)를 시작으로 오브젝티파이드(Objectified, 2009)와 어버나이즈드(Urbanized, 2011)로 이어지는 디자인 3부작을 완성한 게리 허스트윗(Gary Hustwit) 감독의 2019년 작. <디터 람스(Dieter Rams)>는 20세기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디터 람스에 대해 조명한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독일에서 태어나…

  • 부암동: 인왕산과 북악산 자락을 끼고 도심 속 고즈넉함이 자리한다.

    인왕산과 북악산 자락을 끼고 도심 속 고즈넉함이 자리한 서울 부암동 산책길을 따라간다. 안평대군이 꿈꾼 무릉도원인 무계정사터부터 저항 시인 윤동주의 고결한 숨결이 깃든 시인의 언덕까지, 역사와 예술이 겹겹이 쌓인 부암동의 느린 시간을 기록한다. Client: 농협은행Project: 사보 <올백플랜> TRAVEL 연재Category:  Local ArchiveCredit: 글/사진: 엄용선 Original Text 인왕산과 북악산 자락을 끼고 도심 속 고즈넉함이 자리한다. 취향 따라 걷는…

  • 목포: 유달산 아래 지독히도 애달픈 풍경이 자리한다.

    유달산 자락 시화골목부터 근대역사길까지, 지독히도 애달픈 목포 여행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1897년 개항 이후 수탈의 아픔과 예술의 꽃을 동시에 피워낸 낭만 항구 목포의 인문학적 기록을 만나보자. Client: 농협은행Project: 사보 <올백플랜> TRAVEL 연재Category:  Local ArchiveCredit: 글/사진: 엄용선 Original Text 항구를 품은 유달산 아래 지독히도 애달픈 풍경이 자리한다. 시원한 바람이 유달산 산세를 타고 치달아 오른다. 드넓은 바다를 지척에…

  • 제주 방주교회: 반영의 미학이 깊이 있게 펼쳐지는 곳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광활한 초지 위에 홀연히 자리한 방주교회는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의 유작 중 하나로 꼽힌다. 2010년 한국건축가협회 대상을 수상하며 ‘제주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사랑 받아온 이곳을 통해, 공간이 선사하는 치유와 반영의 미학을 기록한다. Client: 수산가족Project: 사보 연재 시리즈 <건축의 발견>Category: Space NarrativeCredit: 글/사진 엄용선 Original Text 반영의 미학이 깊이 있게 펼쳐지는 곳 제주 서귀포시…

  • 가회동 백인제 가옥: 근대 한옥의 정수를 읽다

    종로구 가회동 북촌길에 위치한 백인제 가옥은 일제강점기 최상류층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근대 한옥의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이곳은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 북촌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2019년 당시, 이 집이 품은 시대적 파격과 아름다움을 기록하기 위해 가회동의 석단을 올랐다 Client: 수산가족Project: 사보 연재 시리즈 <건축의 발견>Category: Space NarrativeCredit: 글 엄용선 /…

  • 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라진 이름들의 연대기

    효율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비인격적 합리성에 관한 고찰 차가운 새벽, 터미널의 노부부 수년 전 새벽, 용인터미널의 공기는 지독하게 차가웠다. 목적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버스의 기다림에 행여나 놓칠까 출발 시간과 플랫폼 번호를 연신 확인하고 있었다. 겨울 바람이 무섭도록 살을 애는 추위였다.  하루에 네 대밖에 운행하지 않는 버스로 기억한다. 그래서 늘 만원이었으리라. 그때 어디선가 노부부의 동동거림이 느껴졌다. 일찍…

  • 벤자민 버튼: 설명해야 하는 생(生)에 관하여

    시간의 바깥에 선 자들을 위한, <벤자민 버튼> 다시 읽기 기대와 권태 사이, 2008년의 기록 2008년, 데이비드 핀처와 브래드 피트의 결합은 그 자체로 충분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세븐>과 <파이트 클럽>의 감독, 그리고 그 두 작품에서 잊히지 않는 인상을 남긴 배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그 조합만으로도 “봐야 할 영화”의 조건을 갖추었다. 그러나 당시 나에게 3시간에 달하는…

  • 인터스텔라: 닿을 수 없는 시간 너머로 보낸 편지

    중력보다 강한, 그리움의 공간학 2025년의 시선: 함께하지 못한 시간의 공백 2014년, 광활한 우주라는 무대 위에서 길을 잃은 한 남자의 비극을 처음 마주했다. 당시의 나는 상대성 이론이라는 거대한 과학적 장막 너머로 부녀가 잃어버린 100년의 시간을 응시하며 그것을 ‘감당할 길 없는 허무’라 정의하였다. 웜홀을 통과해 블랙홀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무형의 추억들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를 물었다.…

  • #11. 증류(蒸溜)의 기법: 밀도로 스며드는 포트폴리오 추출하기

    묵화담(墨畵淡) 프로젝트, 디지털 사옥으로의 첫 번째 증류 향기의 무게: 조향사의 작업대 수만 송이의 장미가 쏟아진다. 끓는 기름과 차가운 유리판 위에서 꽃잎들은 비명 없이 생을 다하고, 육신이 무너져 내리는 찰나, 그 죽음의 문턱에서 가장 고결한 향기는 피어난다. 수천 킬로그램의 꽃잎이 짓눌려 단 몇 방울의 정수로 남을 때, 본질은 비로소 영원성을 얻는다. 영화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가 갈망했던…

  • #10. 수장고를 열다: 미완의 기록을 전시로 승격시키는 법

    멜빌 듀이의 도서관 분류법을 통해 본 ‘흩어진 파편에 주소를 부여하는 기술’ 사서의 딜레마: 일서일가(一書一架)의 원칙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는 역사인가, 인류학인가, 아니면 철학인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는 지리학인가, 역사학인가, 생태학인가?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경계를 넘나들지만, 물리적으로 책은 단 한 곳의 서가에만 꽂힐 수 있다. 그 딜레마의 목전에서 사서는 자문한다. ‘이 책은 어디에 꽂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