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EOM

  • #6. ‘위대한 마침표: 진심은 채점표 밖에서 빛난다.

    #6. ‘위대한 마침표: 진심은 채점표 밖에서 빛난다.

    박정민의 노래가 가르쳐준 것 – 불완전함이 만드는 떨림 65점짜리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 배우 박정민이 한 TV 쇼(이영지의 레인보우)에 나와 노래를 불렀다. 호흡은 불안정했고, 고음에선 목소리가 갈라졌다. 음정이 흔들리고 박자가 어긋나는 순간들도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이 채점표를 들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호흡이 불안정하네요.” “발성이 아쉽습니다.” 65점. 어쩌면 그보다 낮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열광했다. 댓글창에는…

  • #5. 빈집을 채우는 기술: 시간을 옮겨 집을 짓다

    #5. 빈집을 채우는 기술: 시간을 옮겨 집을 짓다

    콘텐츠 리마스터링: 철거되지 않는 기억, 그리고 해체와 재생의 기록 낡은 것을 버리지 않고, 옮기는 사람들 예전에 살던 동네, 세검정초등학교 맞은편에는 흥미로운 창고가 하나 있었다. 종로구가 운영하는 ‘한옥철거자재 재활용은행’이었다. 그곳에는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사라질 뻔했던 한옥들의 잔해—대들보와 서까래, 그리고 기와들이 정갈하게 쌓여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만히 다가가 대들보를 들여다보면, 그곳엔 저마다의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안국동…

  • #4. 입주 및 디지털 전입신고: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하는 기술

    #4. 입주 및 디지털 전입신고: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하는 기술

    카프카의 성(Castle), 존재하기 위해선 증명해야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성(Das Schloss)>에서 주인공 K는 성(Castle)이 내려다보이는 마을에 도착한다. 그는 성으로부터 측량사로 고용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성의 관료주의는 그를 쉽게 인정해 주지 않는다. K는 자신의 존재와 직업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화를 걸고, 편지를 쓰고, 눈밭을 헤치며 성 주위를 맴돈다. 서류상의 인정 없이는 그는 그 마을에 존재해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 #3. ‘구조’를 세우는 일: 벽지보다 기둥이 먼저다.

    #3. ‘구조’를 세우는 일: 벽지보다 기둥이 먼저다.

    워드프레스 테마 선택: 르 코르뷔지에는 벽지를 고민하지 않았다 1914년, 현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을 바라보며 한 장의 설계도를 내놓았다. ‘돔 이노(Dom-Ino) 시스템’이라 이름 붙은 그 도면에는 육중한 벽체도, 화려한 장식도, 우아한 지붕도 없었다. 오직 얇은 콘크리트 슬래브와 이를 지탱하는 기둥, 그리고 층을 잇는 계단만이 존재했다. “이게 무슨 집인가. 그냥 뼈대일 뿐이잖아.”…

  • #2. 디지털 사옥 착공: 황무지 내 집의 문패를 달다.

    #2. 디지털 사옥 착공: 황무지 내 집의 문패를 달다.

    워드프레스 호스팅: 손가락이 예쁘다고 달이 빛나지는 않는다. – ‘지월(指月)’의 지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 불교 선(禪) 사상에는 ‘지월(指月)’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손가락은 달이 있는 곳을 안내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그 수단에 집착하느라 정작 바라봐야 할 본질을 놓친다. 형상에 매몰되어 의미를 잃고, 도구에 사로잡혀 목적을 잊는다.  지월은 선(禪) 수행에서 중요한 교육 방식으로…

  • #1. 사옥 구축 로드맵: 완벽한 설계도는 감옥이다.

    #1. 사옥 구축 로드맵: 완벽한 설계도는 감옥이다.

    워드프레스 홈페이지 구축: 소피아 코폴라의 ‘느슨한 각본(Rough Roadmap)’ “캐릭터와 분위기, 감정의 결이 이야기의 핵심이며, 배우들에게 디테일의 선택권을 주었어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2003년, 영화 잡지 Sight & Sound와의 인터뷰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의 각본을 의도적으로 느슨하게 썼다고 밝혔다. 이에 배우들은 현장에서 순간의 선택과 즉흥연기, 우연적 디테일의 집합에서 감정의 결을 만들어 냈고 이는 ‘고독과 연결’이라는 영화의…

  • #Prologue. 마흔 중반, 이력서 대신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Prologue. 마흔 중반, 이력서 대신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세상의 모든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의 ‘퍼스널 브랜딩’ 선언 창작의 본질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는 오노레 드 발자크의 소설 <미지의 걸작(Le Chef-d’oeuvre inconnu, 1831>에서 노년의 화가 프레누호퍼는 평생에 걸쳐 단 하나의 캔버스에 매달린다. 완벽한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칠하고 칠하고 또 칠한다. 붓질이 거듭될수록 그의 확신은 더욱 단단해진다. 이번엔 다르다고, 이제 곧 완성된다고. 마침내 그가 “이제 됐다”며 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