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E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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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점선: 점과 선으로 그린 10cm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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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열정과 샤갈의 순수함을 동시에 지닌 한국의 괴짜 예술가, 김점선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철학적 사유를 점과 선이라는 조형 언어로 번역하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10cm의 디지털 화면 속에서 예술적 투혼을 불태웠던 한 인간의 예술적 삶을 기록합니다. Client: KRX 한국거래소Project: 사보 기명 칼럼 <Art & Artist>Category: Art ArchiveCredit: 글_엄용선 / 그림_하나아트갤러리 제공 Original Text 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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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기호의 미궁에서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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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그 불온하고 위대한 해방의 서사 그리고 30년의 재독(再讀) 장미는 시들고, 기호(記號)만 남았다. ‘고전(Classic)은 언제나 독자의 시간이 무르익기를 침묵 속에서 기다린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이 거대한 지적 미로를 통과하는 데 꼬박 30년이 걸렸다. 10대에는 벽돌 같은 물성(物性)에 압도되었고, 막 30에 접어든 무렵에는 그 안에 담긴 정치적 함의에 전율했다. 그리고, 2026년, 오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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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이路 Vol.4 부평 묏골마을, 느린 시간 속에 쌓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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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화려함에서 탈락한 것들은 어디로 갈까. ‘신세기’라는 이름의 낡은 약국과 ‘7900원’짜리 월세방.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바닥에서,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가장 초라한 얼굴을 마주한다. 부평 묏골마을의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미로 같은 골목은 쓸쓸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서로의 결핍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따뜻한 온도가 남아 있다. 실패한 꿈과 고단한 청춘들이 잠시 숨을 고르는 곳, 도시와 시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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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이路 Vol.3 충무로 인쇄골목, 잉크 냄새에 버텨내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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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도 묵묵히 돌아가는 윤전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좁은 골목을 가득 채운 잉크 냄새와 종이 냄새는 충무로 인쇄골목이 여전히 ‘물성(物性)’을 만드는 거대한 공장임을 증명한다. ‘수지’라는 단어에서 첫사랑이 아닌 종이를 떠올리고, 기계 소리에 맞춰 심장이 뛰는 곳. 겉보기엔 미로처럼 복잡하고 거칠지만, 그 안에는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신성함과 사람 냄새 나는 B급 유머가 살아 숨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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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이路 Vol.2 용산 기찻길, 굉음 속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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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빌딩 숲 사이, 기찻길 옆 오막살이처럼 남겨진 낡은 동네. 기차 건널목 경고음 소리를 따서 ‘용산 땡땡거리’라 불리던 이곳은, 화려한 용산의 마천루 속에 고립된 섬과 같다. 기차가 지나가면 대화는 멈추고, 가난한 기침 소리는 묻힌다. 삶의 한복판을 가르는 폭력적인 소음 앞에서도 사람들은 밥을 먹고 사랑을 한다. 부서진 기타와 철거 예정 딱지가 붙은 담벼락, 그곳엔 치열한 ‘버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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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이路 Vol.1 우사단로 10길, 가난이 예술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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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보광동 재개발 계획으로 시간이 멈춘 곳, 이슬람 사원에서 도깨비 시장까지 이어지는 500m의 기록. 개발이 유예된 지역의 낮은 집값은 가난한 청년 예술가들을 불러 모았고, 허름했던 거리는 비로소 예술로 피어났다. 신을 부르는 사원의 소리와 클럽의 비트가 공존하는 곳. 가장 이질적인 문화와 날것의 삶이 엉켜 묘한 낭만을 만들어내는,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뜨내기들의 골목’을 탐닉한다. Project: 골목길 아카이빙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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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문장을 수집하다, 독립잡지 <잼이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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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이路>는 ‘길 위의 이야기’를 줍는 독립출판 프로젝트. 화려한 대로변이 아닌, 도시의 모세혈관 같은 골목길을 소환(召喚)하여 그곳의 사소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사단로’부터 젠트리피케이션 직전의 ‘성수동’까지. 보행자의 속도로 탐닉하며 시대의 단면을 실험적 종이 위에 인쇄하였다. 사소한 관찰이 낱말이 되고, 소소한 탐닉이 역사가 되는 과정의 기록이다. Project: 골목길 아카이빙 매거진 <잼이路> SeriesRole: Publ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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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기억을 인터뷰하다, 전시 <예술옷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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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수명은 기능의 상실과 함께 끝이 난다. 이중섭창작스튜디오 지역연계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본 프로젝트는 ‘폐기(Waste)’라는 단어에 갇힌 사물들의 기억을 복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단순히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을 넘어, 사물에 묻어있는 소유자의 시간과 사연을 인터뷰를 통해 채록하고 이를 예술적 언어로 재해석했다. 기능이 다한 사물에 서사(Narrative)라는 새로운 구조를 입힘으로써, 소멸해가는 기억을 감각 가능한 ‘작품’으로 환원하고자 했던 재생(Regeneration)의 기록이다.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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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향기를 맡고 싶소> 어쩌면 피상적일 죽음에 대한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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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죽음은 여전히 금기시되는 침묵의 영역이다. 2018년 서울시립미술관 시민큐레이터 선정작인 본 전시는 이러한 집단적 회피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기획되었다. 금천예술공장 PS-333의 거친 물성 위에 소멸과 부재의 서사를 구축하고, 관객이 죽음을 막연한 공포가 아닌 감각 가능한 현실로 마주하게 했다. 죽음의 인식을 통해 역설적으로 삶의 생생함(레몬향기)을 환기하고자 했던 전시 기획의 기록이다. Project: 제4기 서울 시민큐레이터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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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의 밤, 인생을 블루스(Blues)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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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나는 방콕 카오산의 뒷골목에서 ‘섹시함’의 정의를 새로 쓰고 있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떠올리니, 그날 방콕 블루스 바에서 내가 본 것은 화려한 연주 기술이 아니라 삶의 비릿한 소음마저 리듬으로 바꾸는 ‘단단한 태도’였다. 혼돈 속에서도 자기만의 연주를 멈추지 않던 그 노인처럼,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블루스(Blues)가 필요하다. Series: <그러므로 여행(Therefore Travel)>Trajectory: 과거의 야성과 현재의 통찰이 교차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