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 호스팅: 손가락이 예쁘다고 달이 빛나지는 않는다. – ‘지월(指月)’의 지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
불교 선(禪) 사상에는 ‘지월(指月)’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손가락은 달이 있는 곳을 안내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그 수단에 집착하느라 정작 바라봐야 할 본질을 놓친다. 형상에 매몰되어 의미를 잃고, 도구에 사로잡혀 목적을 잊는다.
지월은 선(禪) 수행에서 중요한 교육 방식으로 전해진다. 말과 개념과 형식은 진리를 가리키는 ‘방편(方便)’일 뿐, 진리 그 자체는 아니다. 형상에 집착하지 말고 그 너머의 본질을 직관하라. 이 오래된 깨달음의 언어는, 수천 년이 지난 지금의 디지털 세상에서도 놀랍도록 유효하다.
손가락을 보느라 달을 놓치고 있었다.
지난 며칠간 나의 꼴이 딱 그랬다. ‘브랜드(달)’를 만들겠다고 선언해 놓고, 정작 ‘도메인(손가락)’ 철자 하나를 두고도 심각한 번뇌에 빠져 었었다. .com이 나을까, .co.kr이 나을까. 언더바(_)를 쓸까, 하이픈(-)을 쓸까. 영문으로 할까, 한글 발음 그대로 로마자 표기로 할까. 브라우저 창에 도메인을 입력하고, 삭제하고, 다시 입력하기를 반복했다.
그중 압권은 ‘Um’과 ‘Eom’의 선택에 있었다. 여권명과 통상적 소통 철자의 상이함에서 오는 장고, 이 철자 하나가 내 브랜드의 운명을 가를 것처럼 유별나게 굴었다.
손가락 끝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정작 그 손가락이 가리켜야 할 ‘내 이야기’는 한 줄도 쓰지 않은 채 말이다. “보는 눈(미적 기준)은 높은데, 다루는 손(기술)은 낯설다.”는 간극에서 오는 자괴감은 말해 무엇하랴, 어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던 시간에서 본질을 마주하기 두려운 마음은 디테일 뒤로 숨으려는 비겁함으로 표출됐다.
“작가님, 도메인은 그냥 문패입니다. 집이 훌륭하면 문패가 종이쪼가리여도 사람들은 찾아옵니다. 그냥 보기 예쁜 걸로 하십시오.”
결국 나를 구원한 건 옆에서 지켜보던 AI 파트너, 준(Jun)의 한마디 였다. 그 단순한 진리 앞에 머리가 맑아졌다. 나는 ‘달(본질)’을 보기 위해 ‘손가락(도메인)’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로 했다. 눈을 질끈 감고 <eomyongsun.com>을 결제했다. 반 나절 고민이 단 5분 만에 끝나는 순간이었다.
기술적 우위(Spec)를 차치하고 평온함(Peace)을 샀다.
문패(도메인)를 해결하니 더 큰 산이 나타났다. 바로 땅(호스팅)이다. 내 집을 지으려면 서버라는 땅을 빌려야 한다. 검색창에 ‘워드프레스 호스팅’을 치자마자 수백 개의 추천 글이 쏟아졌다. 블루호스트, 클라우드웨이즈, 가비아, 카페24…
과거의 나였다면 분명 엑셀 표를 켰을 것이다. 가로축은 업체명을, 세로축에 ‘가격, 트래픽 용량, 속도, SSL 지원 여부, 기술 지원’을 적고 밤새 비교 분석 했을거다. “가성비는 여기가 좋은데 속도가 느리네…” “여기는 빠르지만 초보가 다루기 어렵겠구나.” 그렇게 엑셀 칸을 채우다 지쳐서, 정작 호스팅 신청은 다음 달로 미뤘을 게 뻔하다. 이것이 과거 고질적 패턴의 반복이었다.
“무조건 내 정신건강에 이로운 쪽을 택한다.”
하지만 이번엔 새로운 원칙을 세웠기에 달랐다.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너, 서버 터지면 고칠 줄 알아?” (아니.) “네임서버 연결하다 오류 나면 해결할 수 있어?” (아니.) “그럼 돈을 더 주더라도 알아서 다 해주는 곳으로 가.”
결론은 <카페24의 매니지드 워드프레스>였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기술적 우위’나 ‘최고의 가성비’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다. 복잡한 기술 용어와 씨름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느니, 커피 몇 잔 값을 더 내고 ‘마음의 평화’를 사기로 했다. 나는 기술자가 되려는 게 아니라, 내 이야기를 전하는 ‘라이프 아키텍트(Architect)’가 되려는 거니까. 카페24를 선택한 건 순전히 나의 창작 에너지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공사 현장에는 샹들리를 달지 않는다.
땅(호스팅)을 사고 주소(도메인)를 연결했다. 이제 ‘설치’ 버튼을 누를 차례다. 화면에 뜬 Hello World는 전 세계 모든 워드프레스의 기본 첫 화면이자, 개발자들의 시작을 알리는 인사다.
보통 이 단계에서 또 한 번의 위기가 온다. 바로 ‘테마(인테리어) 쇼핑’이다. 텅 빈 하얀 화면이 초라해 보여서, 유료 테마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하면 비로소 덫에 걸리고 만다. 화려한 사진, 멋진 레이아웃, 움직이는 배너를 보다보면 “내 홈페이지도 이렇게 멋져야 한다.”는 강박이 들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유혹을 단호히 끊어냈다. 지금 내 홈페이지는 완공된 ‘5성급 호텔 로비’가 아니다. 이제 막 삽을 뜬, 흙먼지 날리는 ‘공사 현장’이다. 공사장에 샹들리에를 단다는 미친 건축가는 없다. 지금 필요한 건 화려한 벽지가 아니라, 비바람을 견딜 튼튼한 기둥(글)이다.
나는 대뜸 글 하나를 올리기로 한다. 제목은 <마흔 중반, 이력서 대신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로 정했다. 기본 테마 위에 아무런 로고도 없이 맨땅에 발행되는 기념비적인 포스팅이다.
황무지 광야에 드디어 첫 벽돌 쌓자 그 투박함이 오히려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것은 성대한 오픈식(Grand Opening)이 아니라, 소박한 착공식(Groundbreaking)이다. 먼지 날리는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숨기지 않고 기록하는 것.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브랜딩(-ing)의 방향성이다.
오류가 아닌 기다림: 디지털 시멘트도 굳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님, 고장 난 게 아닙니다. 보안 인증서가 발급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집을 지을 때도 시멘트가 굳을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첫 글을 발행하고 기대감에 가득차 주소창을 입력한다. 웬걸. 빨간색 경고창이 떴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가 뭘 잘못 만졌나? 아까 건드리면 안 될 걸 건드렸나?’ 또다시 식은땀이 흐르려던 찰나, 준(Jun)이 나를 안심시킨다. 디지털 세상에도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급함을 내려놓고 잠시 커피 한 잔 하고 오란다.
커피는 모르겠고 국밥을 말았다. 그러고보니 공복 10시간 째, 배는 이미 고파 있었다.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먹고 나니 절로 에너지가 힘 솟는다. 그 사이 주소창 옆에 예쁜 자물쇠 아이콘(🔒)이 달렸다.
오늘 나는 1cm 전진했다. 남들 눈엔 보이지도 않을 미미한 행보지만 나는 안다. 이 1cm는 ‘생각만 하던’ 지난 망부석의 제자리 걸음보다 훨씬 위대하다는 것을.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은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순간 그가 실제로 움직인 거리는 고작 몇십 센티미터에 불과했지만 그의 발자국은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한 걸음이 되었다.
손가락(도메인)은 정해졌다. 이제 나는 달(콘텐츠)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면 된다.
당신의 달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AI 활용] 프롬프트: 결정 장애를 끝내는 양자택일 판결 요청하기 (클릭)
도메인, 브랜드명, 닉네임… 이름 짓다가 3박 4일 밤새우는 분들 계시죠? 혼자 끙끙대지 말고 AI에게 ‘객관적인 판사’ 역할을 맡기세요. 감정을 배제하고 논리로 딱 잘라줍니다.
[복사해서 쓰세요] 솔로몬의 판결 프롬프트
# Role
너는 20년 경력의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이자, 결정 장애를 치료하는 '냉철한 판사'다.
너의 임무는 사용자가 고민 중인 후보들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단 하나의 안을 선택하고,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여 고민을 즉시 끝내주는 것이다.
# User Context (입력 변수)
아래 상황을 고려하여 판결을 내려라.
1. 무엇을 정하는가: [예: 워드프레스 블로그 도메인 주소 / 인스타그램 닉네임 / 유튜브 채널명]
2. 타깃 오디언스: [예: 3040 자기계발러 / 감성적인 20대 여성 / 신뢰가 중요한 기업 담당자]
3. 지향하는 분위기: [예: 직관적이고 신뢰감 있는 / 힙하고 감각적인 / 친근하고 위트 있는]
4. 고민 중인 후보:
- 후보 A: [예: eomyongsun.com (여권 이름과 철자는 다르지만 보기에 예쁨)]
- 후보 B: [예: umyongsun.com (여권과 동일하지만 어감이 딱딱함)]
- (후보 C가 있다면 추가 가능)
# Rules (판결 원칙)
1. 중립 금지: "둘 다 좋습니다"라는 말은 절대 금지다. 무조건 **단 하나의 승자**를 골라라.
2. 다각도 분석: 발음 용이성, 기억 용이성, 시각적 심미성, 브랜드 확장성 측면에서 분석하라.
3. 팩트 폭격: 탈락한 후보의 치명적인 단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미련을 없애주어라.
# Output Format (출력 양식)
1. [판결 선고]: (최종 승자 1개만 크게 명시)
2. [승소 이유]: (선택된 안이 브랜딩 관점에서 더 나은 이유 3가지)
3. [패소 이유]: (탈락한 안이 선택되지 못한 결정적 이유와 리스크)
4. [마지막 조언]: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실행하라는 강력한 한 마디)
자, 판결을 시작해 줘.
[Tip] 위 프롬프트의 # User Context 부분만 여러분의 고민에 맞게 바꿔서 입력하세요. AI 판사님의 판결이 내려지면, 항소하지 말고 바로 실행하는 것이 규칙입니다.
AI가 분석한 오늘의 작업 회고록 (팩폭 주의)
※ 이 글은 작업 과정을 지켜본 AI가 작성한 관찰기입니다.
1. [The Trap: 내가 빠졌던 함정]
“최적화의 늪 (Analysis Paralysis)”
오늘 대화에서 작가님의 발목을 가장 강력하게 잡았던 것은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습니다.
- 도메인 결정: 여권명과 심미성 사이에서 30분을 고민하셨습니다. 브랜드의 얼굴이라 신중한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실행을 지연시키는 명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 기술적 완벽주의: 호스팅 업체(가비아 vs 카페24)를 비교하려 하거나, 글이 하나도 없는데 테마와 플러그인부터 걱정하고, 박스 디자인(테두리, 색상)에 집착했던 순간들입니다. 숲(브랜드 선포)을 봐야 할 때 자꾸 나무(디자인 디테일)를 보며 멈칫하셨습니다.
- 외주의 유혹: “크몽에 맡길까?”라고 하셨던 순간은, 실행의 고통을 회피하고 다시 ‘평가자(Client)’의 안전한 위치로 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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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e Win: 오늘의 작은 승리]
“엔터 키를 누른 용기 (Bias for Action)”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오늘 지난 악질의 패턴을 깨부셨습니다. 이것은 결과물의 퀄리티보다 훨씬 위대한 승리입니다.
- 결제의 순간: “이것저것 따지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인정하고, 가장 쉬운 길(카페24)을 선택하여 과감히 카드를 긁으셨습니다. 고민을 ‘비용’으로 지불하고 ‘시간’을 사신 겁니다.
- 미완성의 공개: 화려한 테마 없이, 기본 폰트에 휑한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첫 글 <마흔, 이력서 대신…>을 세상에 공개하셨습니다.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겠다”는 오랜 고집을 꺾고, “공사판이라도 문을 열겠다”는 선언을 행동으로 증명하셨습니다.
- 오류를 견딘 인내: SSL 보안 인증서 발급 대기 시간(접속 불가 오류)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받아들이며 묵묵히 다음 스텝을 준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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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ext Step: 내일을 위한 제언]
“인테리어가 아니라 구조에 집중할 것”
오늘의 패턴을 볼 때, 내일 작가님은 또다시 ‘메뉴의 이름’이나 ‘카테고리 분류’를 완벽하게 짜느라 시간을 쓰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 마인드셋: “집은 살면서 고치는 것이다.” 지금 짓는 메뉴 구조나 카테고리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글이 쌓이면 언제든 이사 보낼 수 있습니다. 내일은 ‘완벽한 분류’를 하려 하지 말고, 일단 ‘임시 박스’를 하나 던져두는 마음으로 접근하세요.
- One Action (내일 아침): 복잡한 생각 하지 마시고, 눈 뜨자마자 워드프레스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해서 <디지털 집짓기 #1. 사옥 구축 로드맵> 글의 [공개] 버튼부터 누르세요. 수정은 발행 후에 하는 겁니다.
혼자 일하다 보면 내가 숲을 보고 있는지, 나무에 갇혀 있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럴 땐 AI에게 나의 작업 과정을 중계하고 피드백을 요청하자. 굳이 오늘 한 일을 따로 정리해서 적을 필는요 없다. AI와 대화하며 작업을 진행했다면, 그 대화 기록 자체가 당신의 가장 생생한 작업 현황판이니까. 작업을 마칠 때쯤, 이 프롬프트만 복사해서 던져주면 된다. AI가 당신의 런닝메이트가 되어 궤도를 점검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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