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빌 듀이의 도서관 분류법을 통해 본 ‘흩어진 파편에 주소를 부여하는 기술’

사서의 딜레마: 일서일가(一書一架)의 원칙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는 역사인가, 인류학인가, 아니면 철학인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는 지리학인가, 역사학인가, 생태학인가?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경계를 넘나들지만, 물리적으로 책은 단 한 곳의 서가에만 꽂힐 수 있다.
그 딜레마의 목전에서 사서는 자문한다. ‘이 책은 어디에 꽂아야 하는가?’
그 고민은 곧 본질을 향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무엇인가?”
1876년 이전, 도서관의 책들은 ‘들어온 순서’대로 배열되었다. 먼저 기증받은 철학책 옆에 나중에 들어온 요리책이, 그 옆에 시집이 놓였다. 책을 찾으려면 사서의 기억력에 의존하거나, 끝없이 서가를 헤매야만 했다. 스물다섯 살의 대학생 멜빌 듀이는 이 혼돈에 의문을 품었다.
“왜 지식은 ‘들어온 시간’에 갇혀야 하는가? ‘다루는 주제’로 해방될 수는 없는가?” 그는 모든 지식을 열 개의 방으로 나누고, 각 방을 다시 쪼개어 주소(십진분류법)를 부여했다. 비로소 책들은 시간의 감옥에서 벗어나 ‘주제’라는 집을 찾았다.
나만의 십진분류법: 3개의 기둥을 세우다.
텅 빈 디지털 사옥에 가구를 들여오기 위해 지난 기록을 살폈다. 블로그, 브런치, 기명 기사, 각종 프로젝트와 로컬 폴더에 저장된 기획들. 방대한 기록의 쓰나미는 1876년 도서관의 혼돈을 그대로 재현한다. 이것은 여행기인가, 인문학인가, 그도 아니면 역사인가? 이 프로젝트는 포트폴리오인가, 실험인가, 아카이브인가?
나 역시 본질에 접근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분류란 ‘이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이고, 그 답은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라는 가치관의 선언인 셈이니까. 나에게도 나만의 십진분류법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나는 뒤엉킨 나의 시간들을 해체하여, 내 브랜드(Life Architect)를 지탱할 기둥을 세워야 했다. 미술을 전공하고, 무대와 영화 미술을 거쳐, 공간 컬러리스트로, 여행 작가로, 빈티지 큐레이터로, 그리고 기획자에 이르기까지. 지난 고민에서 도출한 Eye(시선)—Wild(야생)—Hand(구조), 이 세 축을 바탕으로 디지털 사옥의 대분류를 세웠다.
- LIBRARY (Eye, 시선): 세상을 읽고, 수집하고, 사유하는 인풋의 공간.
- PROJECTS (Wild, 야생): 정해진 길을 벗어나 야생의 감각으로 벌였던 실험들.
- WORKS (Hand, 구조):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구조적으로 해결해 낸 프로의 결과물.
이 세 개의 서가가 서자, 비로소 도서관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런데 뼈대를 세우는 과정에서 가장 치열했던 고민은 [WORKS]와 [PROJECTS]의 경계를 짓는 일이었다. 둘 다 내가 땀 흘려 한 일인데, 무엇을 어디에 꽂을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멜빌 듀이가 겪었을 사서의 딜레마였다. 마치 <사피엔스>를 역사 서가에 꽂을지, 철학 서가에 꽂을지 결정해야 하는 것처럼.
나는 그 기준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잡았다. ‘누구의 요청으로 시작되었는가?’ 일상의 영감에 대한 기록은 Library로, 이를 기반으로 펼친 야생의 실험은 Projects로, 그 경험으로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완수한 결과물은 Works로. 하나의 경험이 ‘어떤 맥락’으로 쓰였느냐에 따라 주소가 정해졌다. 주류를 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름을 붙이는 게 아니다. ‘이 도서관은 무엇을 다루는 곳인가’를 선언하는 일이다.
수장고를 열다: 중분류와 ‘진행형’의 발견
주류(대분류)라는 기둥을 세웠으니, 이제 강목(중분류)이라는 서까래를 얹을 차례다. 듀이십진분류법에서 800번대 ‘문학’이라는 거대한 방은 다시 810 미국문학, 820 영문학, 830 독문학으로 세분화된다. 같은 ‘문학’이라는 서가 안에서도 결이 다른 이야기들은 제각기 다른 번지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위계의 법칙을 따라 나는 두 번째 질서를 부여했다.
- [WORKS]의 서가: Space Branding (공간 기획) / Journalism (전문 기고)
- [PROJECTS]의 서가: Local & Urban (도시 재생) / Art & Culture (문화 예술)
이렇게 나누고 나니, 방문자에게 전할 메시지는 한층 선명해졌다. ‘나는 당신의 공간을 브랜딩해 줄 수 있고(Works), 엉뚱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Projects).’ 분류는 단순한 정리가 아니다. 그 자체로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명징한 메시지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던 분류 작업은 뜻밖의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지금 쓰고 있는 이 ‘구축 일지’를 어디에 꽂아야 할 것인가. 이것은 클라이언트 의뢰(Works)도, 완료된 프로젝트(Projects)도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에세이(Library)로 치부하기엔 너무 치열하다.
도서관에는 보통 두 가지 공간이 있다. 수장고(收藏庫)와 열람실. 수장고는 공개 전, 미처 정리되지 않은 자료들이 잠든 곳이다. 그리고 열람실은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정돈된 결과물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홈페이지는 이 ‘열람실’의 기능만 수행한다. 빛나는 성과, 깔끔하게 포장된 이력, 성공한 결과물들만 진열된다.
하지만 나는 나의 ‘수장고’를 열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실패를 염두에 둔 실험, 매일 조금씩 쌓이는 거친 과정들. 그것이야말로 ‘Life Architect’가 구축하는 디지털 사옥의 본질이라 여겼다. 고민 끝에 나는 [PROJECTS] 서가에 ‘On Going(진행 중)’이라는 새로운 섹션을 만들었다. 미완성이지만, 그래서 더 생생한 기록의 전시장이다.
- Digital HQ: 나라는 브랜드를 짓는 과정. 지금 읽고 계신 이 시리즈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부모(Project) 아래에 자식(On Going), 그 아래에 손자(Digital HQ)까지. 세 단계 깊이의 청구기호가 완성되었다.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위계(Hierarchy)가 브랜드의 ‘밀도’를 증명한다.
나만의 라벨을 쓰다: 네이밍의 존재론
분류(Hierarchy)가 뼈대를 세우는 물리적 건축이라면, 네이밍(Naming)은 그 공간에 공기를 불어넣고 온도를 정하는 ‘주술’이다. 관리자 화면의 카테고리 리스트를 단순히 데이터를 담는 폴더명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내가 내 기록을 어떤 태도로 대할 것인지, 이 텍스트들을 통해 세상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를 규정하는 엄중한 ‘브랜드 헌법’이다.
나는 보통의 홈페이지에서 쓰이는 ‘리뷰(Review)’라는 간판을 떼어냈다. 대신 [LIBRARY]라는 서가 아래 ‘Taste & Object’라는 라벨을 붙였다. ‘리뷰’가 대상의 기능과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의 언어라면, ‘Taste & Object’는 취향을 발견하고 사유를 확장하는 수집가의 언어다. 이름을 바꾸자 단순한 소비 기록이 ‘사물에 대한 미학적 탐구’로 승화되었다. 나는 더 이상 대상을 평가하는 리뷰어가 아니다. 영감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큐레이터가 된다.
‘홈페이지 제작기’도 ‘Digital HQ’라 명명하였다. 그러자 그 기록은 기술 매뉴얼을 넘어 ‘나라는 브랜드를 세상에 증명하기 위해 기초를 다지고 기둥을 올리는 치열한 축조의 기록’으로 격상되었다. ‘인테리어’ 역시 ‘Space Branding’으로 개명하였다. 이로써 나는 공간을 치장하는 장식가가 아니라 ‘공간에 고유한 서사를 입히고 머무는 이의 삶을 변화시키는 기획자’로 재규정되었다.

이름이 바뀌면 책이 놓일 위치가 바뀐다. ‘제작기’는 기술 서가에, ‘건축 일지’는 예술 서가에 꽂힌다. 위치가 바뀌자 맥락이 변하고, 결국 그 기록의 의미(Definition)는 완전히 재정의된다. 나는 각 카테고리의 설명을 채우며 확신했다. 이것은 방문자에게 건네는 첫인사이자,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약속이다.
“나는 기록을 소비하지 않는다. 기록을 건축한다.”
그것이 내가 이 서가들에 새로운 이름을 붙인 이유이자, 네이밍의 존재론이다.
생동하는 도서관의 숙명

분류를 마치고 사이트맵(Sitemap)을 바라본다. LIBRARY — PROJECTS — WORKS라는 세 개의 주류 아래, 각자의 위계에 맞춰 질서 정연하게 배치된 나의 서가들. 어수선하게 쌓여 있던 과거의 파편들이 제 자리를 찾으니, 비로소 숨통이 트인다. 혼돈이 걷히고 질서가 찾아왔다.
도서관의 분류 체계가 방문자의 탐색을 돕듯, 새로 정립된 카테고리 구조도 방문자가 나라는 브랜드를 이해하는 지도가 될 것이다. ‘아, 이 사람은 세상을 이렇게 읽는구나(Library), 이런 엉뚱한 실험을 하는구나(Projects),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구나(Works).’ 잘 정리된 서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말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분류 체계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듀이 분류법도 1876년 초판 이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총 스물 세 번의 개정을 거쳤다. 새로운 학문이 생기고, 기존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세상이 바뀌면 분류도 진화해야 한다. 나의 서가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지만, 1년 후, 5년 후의 나는 또 다른 분류를 필요로 할지 모른다. ‘멈춰있는 박물관’을 거부한 ‘생동하는 도서관’의 숙명이다.
이제 구조는 완성되었다. 남은 건, 이 빈 서가들을 밀도 있는 이야기로 채우는 일이다. 나의 디지털 사옥은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었다.
당신의 기록에는, 주소가 있습니까?
[AI 활용] 프롬프트: 나만의 분류 체계 설계하기 (클릭)
흩어진 콘텐츠 앞에서 막막하신가요?
AI에게 ‘정보 건축가’ 역할을 맡겨보세요.
당신의 기록들을 분석하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카테고리 구조를 설계해 줍니다.
[복사해서 쓰세요]
# Role
너는 20년 경력의 '정보 건축가(Information Architect)'이자
퍼스널 브랜딩 전문가다.
너의 임무는 사용자의 흩어진 콘텐츠를 분석하여,
그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최적의 카테고리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 User Input
1. 내가 가진 콘텐츠 유형:
[예: 여행기, 독서 기록, 업무 포트폴리오, 일기, 사진...]
2. 나의 핵심 정체성 키워드 3개:
[예: 기록자, 탐험가, 설계자]
3. 방문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
[예: 전문가 / 사색가 / 실험가 / 큐레이터]
4. 분류가 애매한 콘텐츠 예시:
[예: "여행 중 발견한 건축물 사진" - 여행? 건축?]
# Task
1. 대분류(Parent) 3~5개를 제안하고,
각 대분류가 이 사람의 정체성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설명하라.
2. 각 대분류 아래 중분류(Child) 2~3개를 제안하라.
3. 애매한 콘텐츠의 분류 기준(판단 원칙)을 제시하라.
4. 각 카테고리의 네이밍 대안을 2개씩 제안하라.
(뻔한 단어 vs 브랜드 언어)
# Output Format
- 트리 구조 시각화 (대분류 > 중분류 > 소분류)
- 각 카테고리별 한 줄 Description 예시
- "이 분류 체계가 드러내는 당신의 브랜드 메시지" 요약
[Tip] User Input의 4번 ‘애매한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적을수록 AI가 명확한 분류 기준을 제시합니다. 경계가 모호한 콘텐츠 3~5개를 미리 준비해 두세요.
[실용 팁] 네이밍 변환 사전: 뻔한 이름을 브랜드 언어로 (클릭)
카테고리 이름 하나가 당신의 태도를 규정합니다.
‘무엇을 하는가’만 말하는 이름에서, ‘어떤 태도로 하는가’까지 담긴 이름으로 바꿔보세요.

[자가 점검] 네이밍 검증 질문 3가지
카테고리 이름을 정했다면, 아래 질문으로 검증해 보세요.
1. 이 이름이 ‘무엇을 하는가’만 말하는가, ‘어떤 태도로 하는가’까지 말하는가?
2. 이 이름을 들은 방문자가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상상할까?
3. 10년 후에도 이 이름이 여전히 나를 대변할 수 있을까?
세 질문 중 하나라도 ‘아니오’라면, 그 이름은 다시 생각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이름은 단순한 폴더명이 아니라, 세상에 건네는 당신의 첫 번째 악수입니다.
[Proposal] 당신의 이야기와 비즈니스에 구조가 필요하다면
감각을 언어로, 공간을 서사로 번역하는 라이프 아키텍트(Life Architect) 입니다.
흩어진 기억과 모호한 생각들을 모아 단단한 구조(Structure)와 매혹적인 스토리(Narrative)로 지어 올립니다.
- Brands & Business: 탁월한 제품과 서비스에 걸맞은 매혹적인 [브랜드 스토리]가 필요한 기업.
- Founders & Creators: 모호한 생각을 선명한 [브랜드 철학]으로 정립하고 싶은 대표님.
- Educators & Publishers: ‘집을 짓듯 삶을 짓는’ 통찰이 담긴 [강연과 기고]가 필요한 담당자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집을 짓는 건축가입니다. 혼자 짓는 집은 고독하지만, 함께 고민하며 짓는 집은 견고합니다.
공간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편하게 노크해 주세요.
Life Architect, EOM YONG SUN
삶의 밀도를 짓고, 시간의 결을 수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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