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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의 밤, 인생을 블루스(Blues)하게
2008년, 나는 방콕 카오산의 뒷골목에서 ‘섹시함’의 정의를 새로 쓰고 있었다. 십 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떠올리니, 그날 방콕 블루스 바에서 내가 본 것은 화려한 연주 기술이 아니라 삶의 비릿한 소음마저 리듬으로 바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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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질서는 아름답다: 다큐멘터리 〈디터 람스〉의 미학적 시선
형태가 침묵할 때 비로소 말하기 시작하는 것들에 관하여 Dieter Rams, 2019 감독 : 게리 허스트윗(Gary Hustwit)주연 : 디터 람스(Dieter Rams) 2007년, 헬베티카(Helvetica)를 시작으로 오브젝티파이드(Objectified, 2009)와 어버나이즈드(Urbanized, 2011)로 이어지는 디자인 3부작을 완성한 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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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기호의 미궁에서 길을 잃다.
웃음, 그 불온하고 위대한 해방의 서사 그리고 30년의 재독(再讀) 장미는 시들고, 기호(記號)만 남았다. ‘고전(Classic)은 언제나 독자의 시간이 무르익기를 침묵 속에서 기다린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이 거대한 지적 미로를 통과하는 데 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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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라진 이름들의 연대기
효율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비인격적 합리성에 관한 고찰 차가운 새벽, 터미널의 노부부 수년 전 새벽, 용인터미널의 공기는 지독하게 차가웠다. 목적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버스의 기다림에 행여나 놓칠까 출발 시간과 플랫폼 번호를 연신 확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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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 설명해야 하는 생(生)에 관하여
시간의 바깥에 선 자들을 위한, <벤자민 버튼> 다시 읽기 기대와 권태 사이, 2008년의 기록 2008년, 데이비드 핀처와 브래드 피트의 결합은 그 자체로 충분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세븐>과 <파이트 클럽>의 감독, 그리고 그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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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닿을 수 없는 시간 너머로 보낸 편지
중력보다 강한, 그리움의 공간학 2025년의 시선: 함께하지 못한 시간의 공백 2014년, 광활한 우주라는 무대 위에서 길을 잃은 한 남자의 비극을 처음 마주했다. 당시의 나는 상대성 이론이라는 거대한 과학적 장막 너머로 부녀가 잃어버린…






